자유주의 입문

합법적 약탈 (Legal Plunder)

법이 재산을 보호하는 대신 재산을 빼앗는 도구가 될 때, 그것을 합법적 약탈이라 한다.

15분 소요

합법적 약탈이란?

합법적 약탈(Legal Plunder)이란 법이 본래의 목적 — 개인의 생명, 자유, 재산을 보호하는 것 — 을 벗어나, 오히려 한 시민의 재산을 빼앗아 다른 시민에게 주는 도구로 사용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개념은 프랑스의 경제학자이자 정치 철학자인 프레데리크 바스티아(Frédéric Bastiat) 가 1850년 저서 “법”(La Loi)에서 체계적으로 전개했습니다. 170년이 넘은 이 짧은 책은 오늘날에도 자유주의 사상의 가장 명료한 입문서로 꼽힙니다.

바스티아의 논증

법의 본래 목적

바스티아는 법의 정당한 목적을 명확히 규정합니다.

모든 개인은 태어날 때부터 생명, 자유, 재산에 대한 권리를 가집니다. 이 세 가지는 법보다 앞서 존재합니다. 법이 이 권리를 “부여"한 것이 아닙니다. 법의 역할은 이미 존재하는 이 권리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바스티아의 표현을 빌리면: 법은 정당방위의 집단적 조직입니다. 개인이 자신의 생명, 자유, 재산을 방어할 자연적 권리를 가지고 있고, 이 권리를 효율적으로 행사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법과 정부를 만든 것입니다.

따라서 법은 개인이 정당하게 할 수 있는 일만을 할 수 있습니다. 개인이 이웃의 재산을 빼앗는 것이 부당하다면, 법도 한 시민의 재산을 빼앗아 다른 시민에게 줄 수 없습니다.

법이 약탈의 도구가 될 때

그런데 현실에서는 법이 정반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법이 재산을 보호하는 대신, 한 집단의 재산을 가져다 다른 집단에게 주는 수단이 되는 것입니다. 바스티아는 이것을 “합법적 약탈"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약탈이 개인에 의해 행해지면 범죄라 부르고, 법에 의해 행해지면 합법이라 부른다. 그러나 본질은 동일하다.”

합법적 약탈이 일반 범죄보다 더 위험한 이유는, 피해자가 법에 호소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반 범죄에서는 법이 피해자를 보호합니다. 그러나 약탈이 법 자체에 의해 행해질 때, 피해자가 호소할 곳은 없습니다. 약탈을 막아야 할 바로 그 기관이 약탈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합법적 약탈을 식별하는 방법

바스티아는 합법적 약탈을 식별하는 간단한 테스트를 제시합니다:

“법이 한 시민의 것을 빼앗아 다른 시민에게 주고 있는지 살펴보라. 법이 한 시민에게 스스로 하면 범죄가 될 행위를 하도록 허용하고 있는지 살펴보라.”

만약 이 조건에 해당한다면, 그것은 합법적 약탈입니다. 이 테스트를 적용해 봅시다.

보조금과 보호관세

정부가 특정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합니다. 이 돈은 어디에서 왔습니까? 납세자의 주머니에서 왔습니다. 특정 산업이 스스로 경쟁력이 없어 시장에서 도태될 운명인데, 법의 힘으로 납세자의 돈을 가져다 그 산업에 투입하는 것입니다.

보호관세도 마찬가지입니다. 관세는 국내 생산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소비자에게 더 높은 가격을 강제합니다. 소비자의 돈을 법의 힘으로 빼앗아 생산자에게 주는 것 — 바스티아의 정의에 따르면 합법적 약탈입니다.

누진세

소득세의 누진 구조를 생각해 봅시다. 높은 소득을 올리는 사람에게 더 높은 비율의 세금을 부과하고, 그 재원으로 타인에게 혜택을 제공합니다. 한 시민의 재산을 가져다 다른 시민에게 주는 것 — 바스티아의 테스트에 해당합니다.

이것이 “좋은 목적을 위해서"라는 주장은 합법적 약탈의 성격을 바꾸지 않습니다. 바스티아는 묻습니다: “약탈의 목적이 선하다고 해서 약탈이 약탈이기를 멈추는가?”

인플레이션: 보이지 않는 합법적 약탈

바스티아의 시대에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현대의 가장 거대한 합법적 약탈은 인플레이션입니다.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하면, 기존 화폐 보유자의 구매력이 하락합니다. 이것은 시민의 재산 일부를 — 그의 동의 없이, 그가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 가져가는 행위입니다. 칸티용 효과 에서 설명했듯이, 이 약탈은 후순위 수령자(일반 시민)에서 선순위 수령자(정부, 금융기관)로 부를 이전합니다.

인플레이션은 합법적 약탈의 가장 완벽한 형태입니다. 투표도, 법안 통과도 필요 없습니다. 보이지 않으므로 저항도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어떤 세금보다 가혹합니다.

바스티아의 세 가지 시나리오

바스티아는 사회가 합법적 약탈에 대해 세 가지 선택지를 가진다고 말합니다:

1. 소수가 다수를 약탈 (과두제)

소수의 특권층이 법을 이용해 다수의 재산을 자신들에게로 이전합니다. 역사적으로 왕정과 귀족제가 이에 해당합니다.

2.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을 약탈 (보편적 약탈)

모든 집단이 법을 통해 다른 집단의 재산을 빼앗으려 합니다. 농부는 보조금을, 기업은 보호관세를, 노동자는 최저임금법을, 노인은 연금을, 학생은 학자금 지원을 요구합니다. 모든 사람이 법을 통해 타인의 재산을 가져오려 경쟁합니다. 바스티아는 이것이 현대 민주주의의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정치는 “공공선의 추구"가 아니라 **“합법적 약탈을 둘러싼 투쟁”**이 됩니다. 선거는 “누가 누구의 재산을 가져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 됩니다.

3. 누구도 누구를 약탈하지 않음 (자유)

법이 오직 생명, 자유, 재산의 보호에만 사용되고, 어떤 시민의 재산도 다른 시민에게 이전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바스티아는 이것만이 법의 정당한 상태라고 주장합니다.

합법적 약탈은 왜 확대되는가

바스티아는 합법적 약탈이 일단 시작되면 필연적으로 확대되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집단 A가 법을 통해 집단 B의 재산을 가져오는 데 성공하면, 집단 C는 “왜 우리도 하면 안 되는가?“라고 묻습니다.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으므로, 집단 C도 자신의 몫을 요구합니다. 이어서 집단 D, E, F가 뒤를 따릅니다.

결국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의 재산을 가져가려는 “보편적 약탈"의 상태에 도달합니다. 정부는 이 모든 요구를 조정하는 거대한 재분배 기관이 되고, 정치는 “우리 집단에 더 많이, 저 집단에 더 적게"를 요구하는 이익 집단 간의 전쟁터가 됩니다.

비트코인: 법 밖의 재산

합법적 약탈이 법을 통해 작동한다면, 해결책은 법의 관할 밖에 존재하는 재산입니다.

비트코인은 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듭니다:

  • 압수 저항성: 개인 키를 기억하고 있는 한, 어떤 법도 비트코인을 물리적으로 빼앗을 수 없습니다
  • 인플레이션 면역: 건전화폐 로서 비트코인은 화폐 발행이라는 보이지 않는 약탈에서 자유롭습니다
  • 관할권 중립: 비트코인은 어떤 국가의 법적 관할 하에도 있지 않으므로, 특정 국가의 합법적 약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바스티아는 법이 약탈의 도구가 될 때 시민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정치적 투쟁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70년이 지난 지금, 비트코인은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합니다: 약탈할 수 없는 형태의 재산을 보유하는 것.

이것은 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닙니다. 법의 관할이 기술적으로 닿지 않는 영역에 재산을 보관하는 것입니다. 비침해 원칙 에 따르면,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자신의 재산을 어떻게 보관할지는 순전히 개인의 결정입니다.

바스티아의 현대적 의미

바스티아의 *“법”*이 170년이 지나도 읽히는 이유는, 그가 묘사한 합법적 약탈의 패턴이 현대에 오히려 더 확대되었기 때문입니다.

바스티아의 시대에는 보조금과 관세가 합법적 약탈의 주요 형태였습니다. 현대에는 여기에 중앙은행의 화폐 발행, 양적완화, 제로금리 정책, 구제금융, 기업 보조금 등이 추가되었습니다. 규모는 바스티아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졌습니다.

바스티아의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법이 재산을 보호하고 있는가, 아니면 빼앗고 있는가? 이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는 것이 합법적 약탈을 인식하는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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