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널스(Ordinals)와 인스크립션(Inscriptions)
오디널스 이론은 각 사토시에 고유 번호를 부여하고, 인스크립션은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데이터를 영구 기록합니다. 2023년 이후 비트코인 생태계를 뒤흔든 새로운 활용 분야.
2023년 1월,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이미지 한 장이 새겨졌다. 작은 픽셀 아트였지만, 이 사건은 비트코인 커뮤니티를 격렬한 논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어떤 이들은 이것을 비트코인의 새로운 르네상스라 환영했고, 다른 이들은 비트코인의 본질을 훼손하는 스팸이라 비난했다. 이 모든 논란의 중심에 **오디널스(Ordinals)**와 **인스크립션(Inscriptions)**이 있다.
비트코인이 단순한 가치 전송을 넘어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기록하는 매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각각의 사토시가 고유한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비트코인의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비트코인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그리고 누가 그것을 결정하는가?
오디널스 이론(Ordinal Theory)이란
오디널스 이론은 소프트웨어 개발자 **케이시 로다모어(Casey Rodarmor)**가 2023년 1월에 공개한 체계로, 비트코인의 최소 단위인 사토시(satoshi, 1 BTC = 1억 사토시)에 고유한 일련번호를 부여하는 방법론이다.
비트코인 프로토콜 자체는 사토시를 구별하지 않는다. 당신의 지갑에 있는 1 사토시와 다른 사람의 1 사토시는 완전히 동일하다. 이를 **대체 가능성(fungibility)**이라 부르며, 화폐로서의 핵심 속성 중 하나다. 1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 다른 1만 원짜리와 동일한 가치를 갖는 것과 같다.
그런데 로다모어는 이 대체 가능한 사토시들에 인위적으로 순서를 매기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비트코인이 채굴되는 순서에 따라 각 사토시에 0번부터 시작하는 일련번호를 부여하고, 거래가 발생할 때 “선입선출(FIFO)” 방식으로 번호를 추적하면, 모든 사토시를 개별적으로 식별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ordinal”이라는 이름이 유래한다. 수학에서 서수(ordinal number)는 순서를 나타내는 수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오디널스 이론은 바로 이 서수 체계를 사토시에 적용한 것이다.
사토시 번호 부여 체계
사토시에 번호를 부여하는 규칙은 놀랍도록 단순하다.
생성 규칙: 새 블록이 채굴될 때 발생하는 코인베이스(coinbase) 보상에 포함된 사토시들은 채굴 순서대로 번호를 받는다. 제네시스 블록(블록 0)에서 생성된 첫 50억 개의 사토시는 0번부터 4,999,999,999번까지, 블록 1의 사토시는 5,000,000,000번부터 순서대로 번호가 매겨진다.
전송 규칙: 거래에서 입력(input)의 사토시들은 출력(output)으로 이동할 때 선입선출 순서를 따른다. 첫 번째 입력의 사토시들이 첫 번째 출력부터 채워지고, 그 다음 입력의 사토시들이 이어서 채워진다.
이 체계에서 핵심은, 이 번호 부여가 비트코인 프로토콜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디널스 이론은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기존 데이터를 **해석하는 관점(lens)**이다. 프로토콜 변경 없이, 순전히 관례와 합의에 의해 사토시에 정체성을 부여하는 사회적 계층(social layer)인 셈이다.
인스크립션(Inscriptions): 비트코인에 데이터 새기기
오디널스 이론이 사토시에 번호를 부여했다면, 인스크립션은 그 번호가 붙은 사토시에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부착하는 메커니즘이다.
인스크립션의 핵심 아이디어는 비트코인 거래의 위트니스(witness) 데이터 영역에 이미지, 텍스트, 오디오, 비디오, HTML, 심지어 소프트웨어 코드까지 임의의 데이터를 삽입하는 것이다. 이 데이터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영구히 기록되며,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존재하는 한 누구도 삭제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
기술적으로 인스크립션은 다음과 같이 작동한다.
- 먼저 탭루트(Taproot) 스크립트에 데이터를 포함하는 특수한 거래를 생성한다.
- 데이터는
OP_FALSE OP_IF ... OP_ENDIF구조 안에 감싸진다. 이 구조는 실행되지 않는 코드(dead code)로, 비트코인 스크립트의 유효성 검증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블록체인에 영구 기록된다. - 데이터에는 콘텐츠 타입(MIME type)과 실제 콘텐츠 바이트가 포함된다.
- 이 거래가 블록에 포함되면, 해당 데이터는 특정 사토시에 “새겨진(inscribed)” 것으로 간주된다.
결과적으로, 특정 사토시가 고유한 번호를 가지면서 동시에 데이터를 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상 비트코인 블록체인 위의 NFT(대체 불가능 토큰)다.
세그윗과 탭루트가 이를 가능하게 한 이유
인스크립션이 가능해진 것은 비트코인 프로토콜의 두 가지 중요한 업그레이드 덕분이다.
세그윗(SegWit, 2017)
2017년에 활성화된 세그윗은 거래의 서명 데이터를 별도의 영역(witness)으로 분리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위트니스 데이터에 할인된 수수료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위트니스 영역의 1바이트는 기존 거래 데이터의 1바이트 대비 75% 할인된 비용으로 계산된다.
이를 “가중 단위(weight unit)“라 부르며, 블록 크기 제한이 기존 1MB에서 실질적으로 최대 4MB까지 확장되었다. 단, 이 4MB 한도에 도달하려면 대부분이 위트니스 데이터여야 한다.
탭루트(Taproot, 2021)
2021년에 활성화된 탭루트는 위트니스 영역에 들어갈 수 있는 스크립트 크기 제한을 사실상 제거했다. 탭루트 이전에는 개별 스크립트 요소가 520바이트로 제한되었지만, 탭루트의 tapscript에서는 이 제한이 없어졌다.
결합하면: 탭루트는 대용량 데이터를 위트니스 영역에 넣을 수 있게 해주었고, 세그윗의 할인 구조 덕분에 그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인스크립션은 이 두 업그레이드의 의도치 않은 시너지 효과를 활용한 것이다.
세그윗과 탭루트의 원래 목적은 비트코인의 확장성과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었지, 블록체인에 JPEG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오디널스를 둘러싼 논쟁이 더욱 뜨거워졌다.
BRC-20 토큰
인스크립션이 가능해지자, 2023년 3월에 @domodata라는 익명 개발자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JSON 형식의 인스크립션을 활용해 비트코인 위에서 **대체 가능한 토큰(fungible token)**을 발행하는 표준을 제안한 것이다. 이것이 BRC-20이다.
BRC-20은 이더리움의 ERC-20 토큰 표준에서 이름을 따왔지만, 작동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이더리움의 ERC-20이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토큰의 잔액과 전송을 관리하는 반면, BRC-20은 단순히 JSON 텍스트를 인스크립션으로 기록하는 방식이다.
{
"p": "brc-20",
"op": "deploy",
"tick": "ordi",
"max": "21000000",
"lim": "1000"
}
위는 “ordi”라는 토큰을 최대 2,100만 개, 1회 발행 한도 1,000개로 배포하는 인스크립션이다. 이후 사용자들은 “mint” 연산으로 토큰을 발행하고, “transfer” 연산으로 전송한다.
BRC-20의 가장 큰 특징이자 한계는 **오프체인 인덱서(indexer)**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프로토콜은 이 JSON을 해석하지 않는다. 별도의 인덱서가 블록체인을 스캔하며 BRC-20 인스크립션을 읽고, 토큰 잔액을 계산한다. 인덱서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으므로, 합의 메커니즘이 비트코인 자체만큼 견고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BRC-20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2023년 5월에는 비트코인 네트워크 거래의 과반수가 BRC-20 관련 거래였으며, 수수료가 급등하여 일반 송금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는 비트코인 블록 공간을 둘러싼 경쟁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 실시간 실험이었다.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논쟁
오디널스와 인스크립션은 비트코인 역사상 가장 격렬한 논쟁 중 하나를 촉발했다. 비트코인의 블록 크기 전쟁(Blocksize War) 이후 이렇게 커뮤니티가 갈라진 적이 없었다.
찬성 측의 논거
새로운 활용과 생태계 확장: 오디널스는 비트코인에 “화폐 이외의 가치”를 부여한다. 디지털 아트, 수집품, 게임 아이템, 도메인 이름 등 다양한 활용이 비트코인 블록체인 위에서 가능해졌다. 이는 비트코인 생태계에 새로운 사용자와 개발자를 유입시킨다.
채굴자 수수료 수입 증가: 비트코인의 블록 보상은 약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든다(반감기). 장기적으로 채굴자들의 수입은 거래 수수료에 의존해야 하는데, 인스크립션은 블록 공간에 대한 수요를 크게 늘렸다. 2023년 이후 여러 차례 일일 수수료 수입이 블록 보상을 초과하는 날이 있었다. 이는 비트코인의 장기 보안 예산에 긍정적 신호다.
블록 공간의 자유 시장: 비트코인은 허가가 필요 없는(permissionless) 네트워크다. 누구나 수수료를 지불하면 블록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인스크립션이 “합법적” 사용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비트코인의 철학과 맞지 않는다. 시장이 블록 공간의 가격을 결정하고,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면 된다.
온체인 영속성: 이더리움의 많은 NFT가 외부 서버(IPFS나 중앙화된 서버)에 이미지를 저장하는 것과 달리, 비트코인 인스크립션은 데이터가 블록체인 자체에 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존재하는 한, 그 데이터는 영원히 남는다.
반대 측의 논거
블록 공간 낭비: 비트코인의 블록 공간은 극도로 귀중한 자원이다. 초당 7건 안팎의 거래만 처리할 수 있는 제한된 공간에 JPEG 이미지를 저장하는 것은 낭비다. 이 공간은 전 세계 수십억 명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가치 전송에 사용되어야 한다.
수수료 상승: 인스크립션으로 인한 블록 공간 경쟁은 수수료를 끌어올린다. 2023년 5월, 평균 거래 수수료가 $30을 넘긴 시기에 엘살바도르의 소액 송금 사용자나 개발도상국의 비트코인 사용자들은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없었다. 비트코인이 “가난한 사람들의 은행”이 되겠다는 약속은 이렇게 훼손된다.
대체 가능성 훼손: 사토시에 번호를 부여하고 어떤 사토시가 더 “가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비트코인의 대체 가능성(fungibility)을 훼손한다. 화폐로서 비트코인이 기능하려면, 1 사토시 = 1 사토시여야 한다. “특별한” 사토시의 존재는 이 원칙을 침식한다.
비트코인의 정체성 문제: 비트코인은 건전한 화폐(sound money)인가, 범용 데이터 저장소인가? 오디널스를 수용하면 비트코인의 핵심 내러티브가 흐려진다. 비트코인은 “한 가지 일을 탁월하게 수행하는 프로토콜”이어야 한다는 미니멀리즘적 철학과 정면 충돌한다.
OP_RETURN vs Inscriptions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데이터를 기록하는 것은 사실 새로운 일이 아니다. 2014년부터 OP_RETURN이라는 opcode를 통해 거래에 소량의 데이터를 첨부할 수 있었다.
| 특성 | OP_RETURN | Inscriptions |
|---|---|---|
| 최대 크기 | 80바이트 | 최대 ~4MB (블록 크기 한도) |
| 저장 위치 | 출력 스크립트 | 위트니스 데이터 |
| UTXO 세트 영향 | 없음 (prunable) | 없음 (위트니스 영역) |
| 수수료 가중치 | 1배 (기본 비용) | 0.25배 (위트니스 할인) |
| 일반적 용도 | 타임스탬프, 해시 기록 | 이미지, 텍스트, 미디어 |
OP_RETURN은 의도적으로 80바이트로 제한되어 “메모” 수준의 데이터만 저장할 수 있었다. 이는 블록체인의 비화폐적 사용을 제한하려는 의도적인 설계였다. 반면 인스크립션은 세그윗 할인과 탭루트의 스크립트 크기 제한 완화를 결합해 수 메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OP_RETURN도 도입 당시 격렬한 논쟁을 겪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데이터 저장소가 아니다”라는 반발이 있었지만, 결국 “어차피 사람들이 데이터를 넣을 것이라면, 차라리 UTXO 세트를 오염시키지 않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낫다”는 실용적 결론에 도달했다. 오디널스 논쟁도 같은 맥락의 반복이라 볼 수 있다.
희귀 사토시(Rare Sats)
오디널스 이론은 사토시에 번호를 부여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특정 사토시를 희귀 등급으로 분류하는 체계를 도입했다. 이는 동전 수집가들이 특정 연도의 동전이나 제조 결함이 있는 동전에 프리미엄을 붙이는 것과 유사하다.
- Common (일반): 블록의 첫 번째 사토시가 아닌 모든 사토시
- Uncommon (비범): 각 블록의 첫 번째 사토시 (약 6,929,999개 존재 가능)
- Rare (희귀): 난이도 조정이 일어나는 블록의 첫 번째 사토시 (약 3,437개)
- Epic (에픽): 반감기가 일어나는 블록의 첫 번째 사토시 (현재까지 4개, 최대 32개)
- Legendary (전설): 난이도 조정과 반감기가 동시에 일어나는 블록의 첫 번째 사토시 (이론상 존재, 아직 발생하지 않음)
- Mythic (신화): 제네시스 블록의 첫 번째 사토시 (단 1개, 그러나 사토시 나카모토가 사용 불가능하게 설계)
이 희귀도 체계는 순전히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다. 비트코인 프로토콜은 이런 분류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수집 시장이 형성되어 “에픽” 등급의 사토시가 수천 달러에 거래된 사례가 있다. 이는 희소성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 반응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회 실험이다.
비트코인 NFT vs 이더리움 NFT
인스크립션은 종종 “비트코인 NFT”로 불린다. 하지만 이더리움 기반 NFT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데이터 저장 방식
이더리움 NFT의 대다수는 오프체인 메타데이터를 사용한다. 토큰 컨트랙트에는 이미지의 URL만 저장되어 있고, 실제 이미지는 IPFS나 중앙화된 서버에 호스팅된다. 해당 서버가 다운되면 NFT의 이미지도 사라진다. 물론 Autoglyphs 같은 온체인 아트가 존재하지만, 이더리움의 가스 비용 때문에 대용량 데이터를 온체인에 저장하는 것은 비용이 매우 높다.
비트코인 인스크립션은 데이터 전체가 블록체인에 있다. 이미지 바이트 하나하나가 비트코인 블록에 기록되어 있으므로, 비트코인 노드가 한 대라도 존재하는 한 데이터는 영원하다.
소유권 모델
이더리움 NFT의 소유권은 스마트 컨트랙트의 상태(state)로 관리된다. 전용 마켓플레이스(OpenSea 등)와 복잡한 컨트랙트 호출을 통해 거래된다.
비트코인 인스크립션의 소유권은 해당 사토시의 소유자, 즉 UTXO의 소유자에게 귀속된다. 인스크립션이 부착된 사토시를 전송하면 인스크립션도 함께 이동한다. 이 모델은 더 단순하지만, 실수로 “귀중한” 사토시를 수수료로 소모해버릴 위험이 있다.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
이더리움 NFT는 로열티 자동 지급, 경매, 분할 소유 등 복잡한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 비트코인 인스크립션은 이런 기능이 없다. 단순히 사토시에 데이터가 부착된 것일 뿐, 자동화된 로직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장점으로 볼 수도 있다. 복잡성이 줄어드는 만큼 공격 면적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영향과 미래
수수료 시장의 구조적 변화
인스크립션은 비트코인 수수료 시장에 영구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2023년 이전에는 수수료가 네트워크 혼잡도에만 의존했지만, 이제는 인스크립션 수요가 수수료의 새로운 하한선을 형성한다. 인기 있는 인스크립션 프로젝트의 민팅(minting) 시기에는 수수료가 급등하고, 이는 일반 거래 사용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장기적으로, 이는 비트코인의 보안 예산 문제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블록 보상이 0에 수렴하는 먼 미래에, 수수료만으로 채굴자들에게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을까? 인스크립션은 블록 공간에 대한 새로운 수요원을 창출함으로써 이 질문에 부분적으로 답한다.
비트코인 문화의 변화
오디널스는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새로운 문화적 층위를 추가했다. “사토시 사냥꾼(sat hunters)“이라 불리는 수집가들이 등장했고, 비트코인 아트 씬이 형성되었다. 전통적으로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기술과 경제학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이제 예술과 수집 문화가 공존하게 되었다.
이를 환영하든 거부하든, 이 변화는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넓히는 효과가 있다. 비트코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 투자나 화폐 이론이 아닌 디지털 아트를 통해 유입되는 새로운 경로가 생긴 것이다.
레이어2와의 관계
비트코인의 레이어2 솔루션, 특히 라이트닝 네트워크와 인스크립션의 관계는 복잡하다. 인스크립션으로 인한 수수료 상승은 라이트닝 채널 개설 비용을 높이지만, 동시에 레이어2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일부에서는 오디널스 기능을 레이어2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트코인의 기본 레이어(레이어1)는 최종 결제 계층으로, 가능한 한 효율적인 가치 전송에 집중해야 하며, 데이터 저장이나 토큰 발행 같은 기능은 상위 계층에서 처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논리다. 이 방향에서 Stacks, RGB, Liquid 등의 프로젝트가 비트코인 위의 프로그래밍 가능한 레이어를 구축하고 있다.
검열 저항성과 필터링 논쟁
일부 비트코인 채굴자들과 노드 운영자들은 인스크립션 거래를 필터링하려는 시도를 했다. Bitcoin Knots 같은 대안 노드 소프트웨어는 인스크립션을 “스팸”으로 분류하고 중계를 거부하는 옵션을 제공한다.
이 시도는 비트코인의 검열 저항성이라는 핵심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비트코인이 특정 유형의 거래를 차별하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진정한 의미의 검열 저항적 네트워크가 아니다. 유효한 거래(valid transaction)인 한, 그것이 가치 전송이든 데이터 기록이든 동등하게 취급되어야 한다는 것이 비트코인의 설계 원칙이다.
결국 시장이 답을 내리고 있다. 인스크립션 거래는 수수료를 지불하고 유효한 비트코인 거래의 모든 규칙을 준수한다. 블록 공간의 가격 메커니즘이 자원 배분을 조정하며, 이것이 검열보다 비트코인다운 해결책이라는 합의가 점차 형성되고 있다.
결론
오디널스와 인스크립션은 비트코인이 여전히 살아있는 프로토콜이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2009년에 비트코인을 설계했을 때, 14년 후에 사람들이 그 블록체인에 디지털 아트를 새기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현상이 비트코인에 궁극적으로 이로운지 해로운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확실한 것은, 블록 공간이라는 희소한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 비트코인의 경제 모델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 논쟁 자체가 비트코인 거버넌스의 건강함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중앙화된 시스템이라면 관리자가 인스크립션을 허용할지 금지할지 결정했겠지만, 비트코인에서는 수만 명의 노드 운영자, 채굴자, 개발자, 사용자가 각자의 선택을 통해 네트워크의 방향을 결정한다.
비트코인은 어떤 단일한 비전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다. 그것은 코드와 경제적 인센티브, 그리고 참여자들의 합의에 의해 진화하는 유기체다. 오디널스는 그 진화의 가장 최근이자 가장 극적인 한 장(chapter)이다.